<창간특집> 향토기업이 잘 돼야 지역이 산다
<창간특집> 향토기업이 잘 돼야 지역이 산다
  • 강선일
  • 승인 2014.09.0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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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기업 육성, 정책적 지원 체계적 관리 필요

지자체에 관련 부서.민간 위원회 등 설치 시급

가능성 큰 중소.영세기업까지 지원 확대를

지역민 관심과 애정.향토제품 애용이 우선
민선 6기 대구시와 경북도의 최우선 정책과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다. 이를 위해선 여러가지 정책적 대안이 있을 수 있지만 향토기업 육성과 향토제품 애용도 반드시 선행돼야 할 과제다.

지역에 뿌리를 둔 향토기업이 잘돼야 지역사회 발전은 물론 일자리 창출 등의 지역경제 선순환이 제대로 이뤄지고, 지역 기업과 주민들간 상생구조가 만들어 질 수 있어서다. 때문에 대구·경북은 물론 부산 등 타 지역에서도 지역 특성에 맞는 향토기업 육성지원책이 마련, 시행된 적이 있지만 지속적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진 지역은 그리 많지 않은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각 지역마다 침체된 지역경제 살리기를 위해 지역기업이 잘돼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향토기업 육성 및 향토제품 애용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대구·경북의 향토기업이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더 나아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지역에서부터 탄탄한 기반을 갖춰야 한다데 대해선 이견이 없을 것이다. 또 이에 따른 기업 이익은 지역으로 환원돼 지역사회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게 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따라서 이런 움직임을 어떻게 확산하고, 정책적으로 밀어주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하는가에 대해 대구시 및 경북도를 중심으로 지역 기업과 기관단체, 지역민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향토기업 육성 ‘왜’=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향토기업이 살아야 하고, 이를 위해선 지역민들의 향토제품 애용이 선행돼야 한다. 향토기업이 지역민들의 향토제품 애용을 통해 지역시장에서 성장·발전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국시장과 세계시장에서 활발한 경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 그동안 지역에서 펼쳐진 향토기업 육성 정책 등은 지속적으로, 광범위하게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대구시나 경북도 등 관 중심으로 향토기업 및 향토상품 애용 운동이 펼쳐지다보니 단순 일회성 행사가 대다수였고, 지역기업을 아끼는 문화도 정착되지 않아 지역민들의 저조한 관심과 함께 지역사회가 지역기업 제품을 우선 소비하려는 의지도 부족했다.

지역기업 역시 지역사회와 함께 상생 발전하려는 노력이 다소 미흡했던 것도 현실이다. 이제라도 지역민 및 기관단체와 행정기관, 향토기업 모두가 합심해 동참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 대구시는 2012년 향토기업 육성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복안아래 ‘향토기업 육성지원 대책’을 마련, 대대적으로 추진한 바 있다. 전략 및 선도산업, 특화업종으로 국내에서 3년 이상 사업을 하고 상시 고용인원이 10인 이상인 지역 중소·중견기업 중 신규 투자금액이 10억원 이상인 기업에 총 120억원을 지원하는 등 각종 지원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대책의 효과는 찾기 힘든 ‘용두사미’에 그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역민과 각 기관단체 등의 지지와 호응이 뒷받침되지 않은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향토기업이 지역에 든든한 뿌리를 내려야 지역경제가 살아날 수 있고, 일자리도 늘어날 수 있다는 지역민과 기관단체들의 인식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고, 자발적으로 향토제품 애용에 참여할 수 있는 대구시 및 경북도 등의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대구상공회의소 등 지역 경제계는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가장 우선시돼야 할 사안은 향토기업 육성과 활성화”라며 “민선 6기 대구시 및 경북도는 그동안 형식적이고 일방적 추진에 그쳤던 향토기업 지원정책을 보다 더 파격적이고 과감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유통업을 중심으로 지역시장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대기업에 비해 홍보 및 마케팅 등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향토기업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선 이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과 함께 지역기업 자체의 경쟁력 제고가 절실하다.

지원대상도 우수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에서 성장가능성이 높은 중소.영세기업으로까지 전반적으로 확대돼야 한다. 또 지역기업과 민간 입장에 서서 향토기업 육성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모색하려는 지역 공무원들의 자세 변화도 요구되고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향토기업 육성 및 향토제품 애용을 확대하려는 새로운 시도와 변화가 지역 전반으로 확산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은 자연스레 현실적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대구시와 경북도 등 각 지자체에서 빠른 시일내 향토기업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여 그 결과를 지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그에 따른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향토기업 육성 ‘새 전환점 필요’= 대구백화점, 금복주, 대구은행 등은 지역민들의 사랑과 성원으로 성장해 온 대표적으로 각인된 지역 향토기업이다. 이를 통해 지역에서 매출이나 고용, 사회공헌활동 등에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그럼에도 지역민들은 이들 기업의 진가와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는 대구백화점의 경우 롯데·신세계·현대 등 대형유통업체의 잇딴 지역 진출로 매출이 큰 폭 감소를 보이면서 경영 상황이 크게 나빠졌다. 여기에 외지 자본의 공세로 작년부터는 경영권을 위협받을 정도로 대내외 상황이 악화된 상태다.

대백과 함께 지역 대표 유통업체이던 동아백화점이 이랜드에 인수되는 등 대형유통업체들의 지역 공세로 유통업에서만 수도권 등 외지로 빠져나가는 지역 자금이 연간 수조원에 달하는 사실을 지역민들이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조차다.

금복주도 마찬가지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당시 회사가 극심한 경영위기에 처하자 지역민들은 금복주 자사 제품 애용을 통해 지금의 탄탄한 재무구조와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한때 95%를 넘어서던 지역시장 점유율은 지역민들의 타사 제품 소비 등으로 인해 현재 85% 안팎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구은행 역시 국내 시중은행들의 지방 공세에 고전하는 것도 이런 요인이 반영된 때문이다.

향토기업들의 고전과 어려움은 회사 자체의 경쟁력 제고 노력이 미흡했던 부분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지역민들의 관심어린 애정과 제품 이용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여겨진다.

한 향토기업 관계자는 “지역민들을 직접 상대하는 향토기업은 지역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지 않으면 기업 유지를 위한 안정적 기반 확보는 차치하고,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으로의 진출은 생각할 수도 없다”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향토기업이 살아야하고, 그러기 위해선 지역민들의 향토제품 애용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구시 등 각급 행정기관의 의지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구시의 경우 도심내 대형 유통업체 진출을 막으면서 매년 지역사회 기여도 평가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지역 유통업체에 대한 지원방안을 시행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무방비 상태라 할 수 있다. 이는 유통업을 비롯 제조업, 서비스업 등의 계열사와 이에 따른 수많은 하청업체를 거느린 대기업 자본의 힘에 휘둘리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향토기업 육성과 향토제품 애용은 이미 세계적 추세다. 국가 전체가 경제침체를 겪고 있는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조차도 정부와 지자체에서 강력한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인근 지역인 부산에선 지난 7월부터 이미 범시민적 운동이 대대적으로 시작됐다.

이들이 향토기업 육성을 위해 요구하며, 펼치고 있는 주요 정책 제안들을 보면 지자체 차원의 향토기업 육성조례 제·개정을 통한 지자체내 관련부서 설치 및 각급 기관단체와 기업, 시민단체 등 민간이 참여하는 위원회 설치가 가장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를 통해 범시민적 향토기업 육성 및 향토제품 애용 캠페인 실시와 상호 인적교류 및 정보 공유의 토대를 마련하고, 지역기업 등과 연계한 대시민 토론회나 향토기업 박람회 등의 공동 프로모션 또는 각종 행사 개최 등을 추진하는 것이 그 다음이다.

지역 기업 관계자는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모두가 협력하면 향토기업이 성장하고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며 “이는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의 모범 사례가 되고, 지역의 경쟁력을 키우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향토기업의 경쟁력이 약해지면 지역을 떠나거나 대기업이나 외지 자본에 넘어가는 수 밖에 없다. 지역경제의 활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기업유치가 절실한 상황에서 이런 일이 생겨나면 결국 지역민들과 지역경제에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대구경북연구원 김준한 원장은 “지난 20년간 대구의 지역총생산(GRDP)은 전국 최하위 수준이고, 청년층을 중심으로 인구는 수년째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수준은 중상위권에 속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향토기업들이 많이 생기고, 또 되살아나면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좋은 일자리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된다. 향토기업 육성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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