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의 부활…경북 경주 국제문화교류 새 章
실크로드의 부활…경북 경주 국제문화교류 새 章
  • 김종오
  • 승인 2014.09.2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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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in 경주 2014’ 폐막…관람객 70만명 돌파

8일만에 목표인원 달성

사진전·3D 체험관 등 인기

매일 다양한 터키공연 성황

높아진 경주의 위상

국제문화행사 성공적 주도

문화·산업 등 화합·교류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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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in 경주는 행사기간동안 70만명이 방문, 경주시의 국제적인 입지를 다졌다.
신라 천년고도 경주에 이스탄불을 그대로 재현해내며 무려 70여만 명의 관람객을 이끈 ‘이스탄불 in 경주 2014’가 22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행사는 목표 인원이었던 50만 명을 개막 8일 만에 가볍게 넘기며 일찌감치 성공을 예감했다.

이번 행사는 국제 문화교류의 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낸 도시 외교의 전례 없는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카디르 톱바쉬 이스탄불 시장은 ‘이스탄불 in 경주 2014’를 ‘인류적 차원의 가까워짐’이라고 언급할 만큼 단순한 도시 교류가 아닌 지구촌 문화 교류의 장이 됐다.

‘새로운 여정의 시작’이란 주제로 9개 분야 총 27개의 프로그램으로 이스탄불시가 주최하고 경북도, 경주시,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후원했다.

폐막식은 22일 경주실내체육관 옆 특설무대(달무대)에서 최양식 경주시장, 오메르 루피 아르 이스탄불시 AK당 부의장, 주낙영 경북도 행정부지사와 양국 초청인사 및 시민 등 1500여명이 참석했다.

◆‘이스탄불 in 경주’ 성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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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안경 쓴 이스탄불시 AK당 부의장 오메르 루피 아르 이스탄불시 AK당 부의장(왼쪽 네번째)이 22일 ‘이스탄불 in 경주’ 폐막식 참석차 경주를 방문해 이스탄불 홍보관에서 3D영상을 관람하고 있다.
고대 문명의 요람, 동로마와 오스만제국의 수도 이스탄불은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문화행사를 위해 350여명의 문화예술인을 대동하고 120억 원의 대규모 예산을 투입했다.

한국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오스만과 이슬람을 기반으로 한 수준 높은 터키 문화의 진수를 한곳에 집약해 터키의 속살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터키에 있는 세계 최대 전통시장을 재현한 ‘그랜드 바자르’와 헬기를 타고 이스탄불을 관광하는 듯 3D체험이 가능한 이스탄불 홍보관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관람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터키를 대표하는 사진작가 10명이 이스탄불의 과거와 현재를 담은 이스탄불 사진전과 한국 전통 자수로 이스탄불을 수놓은 ‘이용주 실크 자수전’도 8일간 5만5천여명이 관람하는 등 전시회 사상 이례적인 기록을 남겼다.

다채로운 터키 공연이 매일 펼쳐지며 국내외 관광객을 매료시켰다.

세계 최초의 군악대로 알려진 ‘메흐테르 군악대’ 퍼레이드와 세계적인 클라리넷 거장 ‘세르칸 차으르’ 콘서트를 비롯해 터키 민속음악과 전통관악 연주, 터키 민속무용 등은 신라 수도 서라벌을 이스탄불 판타지로 물들였다.

◆역사문화도시 경주, 브랜드 가치 제고

‘인류 문명의 살아 있는 야외박물관’ 이스탄불 행사를 개최한 경주는 이번을 계기로 높아진 위상을 확인했다.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제 문화교류에 소외돼 있던 지방이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국제문화행사를 주도함으로써 국제적인 도약에 힘을 받았다.

압둘라만 쉔 ‘이스탄불 in 경주’ 사무총장은 “역사적, 문화적으로 닮은 이스탄불과 경주가 만나 시너지를 냈고, 한국인의 긍정적 에너지가 모티브로 작용해 성공한 한-터 합작 축제”라며 “전 세계에 모범을 보인 행사로 문화, 경제, 사회적으로 더 좋은 파트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작년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부터 쌓아 온 양국 간 우호 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한 기회이기도 했다.

문화교류에서 시작한 양국의 협력관계가 관광, 경제, 산업, 외교, 사회 분야로 이어질 수 있는 또 한 번의 계기가 됐다는 점은 범국가적 차원에서도 대단한 성과라 할 수 있다.

◆경제성과도 ‘업’

터키는 유럽과 중동,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요충지로 세계 17위의 경제규모(한국은 15위, 2013년 GDP기준)를 가진 경쟁력 있는 국가다.

경북도는 이스탄불-경주엑스포를 개최하면서 실크로드 통상사절단을 파견해 7천만 달러의 수출계약을 달성했다. 지난해 경북의 대(對) 터키 수출은 6억2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36%가량 증가했다.

또, 지난 7월에는 한-터 자유무역협정(FTA) 중에서 서비스 투자 분야 협정이 타결돼 터키가 해외국가 중에서 최초로 우리나라에 서비스 즉 문화 분야를 개방했다.

지난 12일 열린 ‘터키 바이어 초청 대구경북 섬유수출상담회’에는 섬유업체 30개사와 터키 바이어 20여 명이 참석하며 양국 간 산업교류의 기반을 다졌다.

지난 17일 마련된 ‘2014 경북도 일자리 한마당’은 현대중공업, 삼성전자, 한수원 등 180여개 기업과 2천여명의 구직자가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끝나며 지역민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뿐만 아니다. 행사를 관람하기 위해 전국 각지서 몰려든 방문객으로 관광특수를 이끌면서 숙박, 음식, 레저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왔다.

특히 작년 이스탄불-경주엑스포를 통해 한국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터키인들도 이번 행사 기간에 맞춰 경주를 찾으면서 관광수익 상승에 더욱 활력을 불어 넣었다.

세브켓 데미르카야 ‘이스탄불 in 경주’ 사무처장은 “이스탄불-경주엑스포 이후 올 상반기 이스탄불을 방문한 한국인이 전년 동기 대비 34% 늘었고, 터키를 방문한 한국인은 60%가량 증가했다”며 “이스탄불 in 경주 이후 더 많은 한국인이 터키를 방문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접근성 좋아 70만 방문객

경제적인 측면 외에도 경주에서 대규모 이스탄불 문화축제가 열리게 되면서, 경주시민들은 더할 나위 없는 문화 풍년을 맞았다. 수도권에 비해 문화콘텐츠 향유가 쉽지 않았던 시민들에게 터키와 우리나라의 풍성한 문화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 재방문으로 이어지고, 전폭적인 호응을 얻으면서 누적 관람객 70만 돌파라는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이번 행사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높은 접근성이다. 방문객들이 우수한 문화프로그램 이외에 입을 모아 칭찬한 점이다. 이는 이스탄불시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경주시와 경북도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주시는 이 행사를 위해 ‘경주의 센트럴파크’라고 할 수 있는 황성공원을 이스탄불에 통째로 빌려줬다. 이스탄불시가 작년에 ‘아야 소피아’ 앞마당을 외국에 처음 내준 것과 같았다.

황성공원 주변은 교통 여건이 좋고 주택가가 많은 인구 밀집지역이다. 황성공원 반경 2km 안에는 경주시민 3분의 1 가량 되는 10만 명이 살고 있다. 이곳에 메인 행사장을 꾸리면서 관광객들과 인근 시민들이 이동거리에 대한 부담 없이 고품격의 다양한 문화프로그램들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시민들의 자발적인 행사 홍보도 힘을 보탰다. 시민들은 행사 전부터 개인 SNS를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적극적으로 행사를 소개하는 열의를 보였다. 김창우 이스탄불 in 경주 준비단장은 “이번 행사에 대한 경주시민들의 애정과 적극성에 터키측도 크게 감동받았다”고 전했다.

◆신(新) 실크로드의 부활

지난해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3’을 통해 고대 실크로드의 시작점이 경주라는 사실을 널리 알렸다면, 이번 ‘이스탄불 in 경주 2014’는 이를 더욱 확고히 재각인 시키는 계기였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터키와 한국 외에도 실크로드 국가들이 참여하며 21세기 신(新) 실크로드를 굳건히 다진 행사로 평가받는다.

한국, 중국, 몽골, 우즈베키스탄, 터키 등 실크로드 나라를 대표하는 민속악기 연주자들이 함께 했던 ‘실크로드 소리길’은 2회 모두 사전 매진 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국악 관현악의 거장 박범훈이 지휘하고, 우리나라 연출계의 전설 표재순 씨가 연출을 맡았다. 김덕수 사물놀이와 경북도립국악단, 성남시립국악단 등이 협연하며 환상적인 소리의 향연을 풀어냈다.

이렇듯 행사가 ‘대박’을 낸 데에는 국내외 대표적인 문화예술계 거장들의 참여가 있었다. 김덕수 사물놀이 공연, 이영희 한복 패션쇼는 ‘이스탄불 in 경주’의 중·후반부를 달구며 행사 성공에 힘을 보탰다.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은 “이번 행사가 21세기 문화실크로드 부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면서 내년 ‘경주 실크로드 문화대축전’에 대한 기대를 한껏 드높였다”며 “한국과 터키가 주축이 돼 유라시아를 무대로 하는 글로벌 문화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김종오기자 k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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