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바위에 붙어있는 따개비를 연상시키는 부산의 오랜 역사를 가진 마을. 전쟁 통에 오갈 데 없던 피난민들이 하나 둘씩 자리 잡아 얼기설기 종이박스, 나무판자 등의 부실한 소재로 삶의 터로 자라잡기 시작하여 오늘날의 동네가 구성되었다. 얼핏 보면 무질서하게 보이지만 나름대로 규칙과 질서가 자리 잡혀 생활에 장애가 되는 점은 없어 보인다. 올망졸망한 골목길을 들어서면 각자의 개성을 지닌 자그마한 생활공간들이 빼곡하다.
필자가 가장 궁금했던 점은 이런 산비탈에서 집을 지을 때 각 집에서 배출되는 하수처리를 어떻게 해결 할 수 있었는지 이다. 그러나 걱정은 기우였다. 좁은 골목길 바닥에 잘 정비된 배수구, 맨홀이 가지런히 설치되어 있음을 보고 서로가 배려하며 양보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소통이 잘되고 있는 마을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다.
감천마을에 밤이 내려온다. 어둠을 헤집고 나오 듯 가로등이 하나 둘씩 켜지면서 주간에서 보는 알록달록한 현란한 풍광은 사라지고, 나트륨등에서 나오는 붉은 빛이 마치 어머니 품 같이 아늑하고 포근함을 펼친다.
감천문화마을은 부산의 핫한 관광명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동화같은 마을 풍경 덕택에 젊은이들의 낭만적인 데이트 장소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