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그림이 남들 눈에는 어떻게 보일까?’를 먼저 생각 하던 시절, 자꾸만 소심해 지면서 작업의 진도가 영 나가질 않고 작품에도 그러한 것이 보여 흥미와 자신감이 점점 떨어졌던 시절이 있었다. 나 자신이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채 겉모습만을 치장하고, 흉내만 내려고 하니 한계가 온 것이다. 결코 겉모습이 아니라 나 자신, 내면의 모습을 채워감으로 나 스스로 내면에서의 자신감이 일어나야 한다는 것, 나이가 들어가며 직접 경험해보니 알겠다.
살아가면서 이러한 일들이 반복 되어지는 것이 삶 즉 인생인 것이다. 일상생활 속 가족 그리고 지인들과 희노애락을 함께하던 그릇이 어느 날 문득 나에게는 작품의 상징이 되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작업이 아니라 오로지 나 자신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릇을 통해 자유로운 표현행위 반복적인 조형활동을 함으로써 인간의 내면과 외면을 표현하고자 하였으며 내면의 흔들림을 이겨내기 위한 끊임없는 말 걸기를 나 자신에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말 걸기는 나에게 있어 채우고, 드러내고, 비우는 반복행위이며, 힐링이고, 정화이자, 수행인 것이다. 그릇에 나 자신을 투영해 보고 그 말 걸기는 삶이 다하는 날 까지 끝없이 계속되리라 생각한다.
※약력= 영남대학교 회화과(서양화)·계명대학교 일반대학원 졸업. 개인전 3회와 90여회의 아프페어 참여 및 단체전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