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실종을 목도하다
사랑의 실종을 목도하다
  • 승인 2021.06.2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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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은 작

김조은
김조은 작가

나의 사랑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 아주 먼 과거로부터 사랑은 우리에게 왔다. 할머니가 손자를 위해 챙겨둔 알사탕으로부터, 통통한 딸의 배를 어루만지는 아버지의 손길로부터. 나의 사랑은 아주 먼 조상으로부터 나에게로 각인되고 각인되며 전해 내려왔다.

그러나 최근 들리는 뉴스는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막 세상에 태어난 아이가 너무나 가혹한 폭력에 의해 세상을 떠났다는 뉴스는 우리를 분노케 한다. 나는 그런 사건들을 접하면서 점점 옅어지고 사라져가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연약한 생명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은 인간이 가진 사랑 중 가장 근원적이기 때문이다. 실종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 기사를 읽으며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고귀한 어떤 것이 파괴되어 버릴까봐 불안을 감출 수 없다. 사랑이 대물림된다면, 증오와 폭력 또한 대물림된다. 나는 한지와 실로 아이를 위한 베넷저고리를 만든다. 하얀 저고리는 그 어떤 것에도 저항하지 않는다. 약한 바람에도 쉬이 찢겨지고, 한 방울의 색에도 쉽게 물들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지켜야 할 아이들을 닮았다. 그 저고리가 완성되면, 나는 그 연약한 한지의 표면을 인두로 지져, 작고 많은 숨구멍을 낸다. 집착적이고 무의식적인 반복 행위, 물이 떨어지고 또 떨어지면 언젠가는 바위에 물의 자국이 남는 것과 같이. 그것은 아픔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한 무의식적 표현이다. 더 이상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그런 행위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김조은은 영남대학교 동양화과 졸업 및 동대학원과 동교육대학원(미술교육)을 졸업했다. 보나갤러리 등 회의 개인전과 100여회의 기획초대전에 참여했다. 현재 달천예술창작공간 1기레지던스작가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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