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도
enter가 쳐 지지 않아
들어갈 수 없는 그대
‘우리’라는 거짓말
공감 없는 영원한 타인
공집합을 제하고 남은 것들
낯설고 황홀하고 아찔한
고등동물의 집착
짐승 같은 목소리...
텔레파시
그거
그리움의 표현이라는 것
텅 빈 수레는 하늘로 올려 보내고
그리고 별빛 총총한 그대
내가 아는 유일한 ‘사람’
세상 무엇으로도 알아낼 수 없는
깊고 깊은 쓸쓸한 무덤
◇유혜경= 서울生.강원도 원주에서 詩作활동중. 서울동덕여고 졸업. 원예학, 국어국문학, 힌디어 힌디문학사 공부. 저서: 자전적 에세이 <그림자이야기>, 운명의 수레바퀴를 굴리며 노마드로 살아가는 자유로운 영혼 등.
<해설> 추상적인 시인의 “사람”은 실은 가까이서 겪고 있는 “사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겪으며 사는 사람의 모습을 나열한 행간들에서 달의 뒤편을 닮아 있는 시인의 사람과 흡사한 사람들을 정리하여 보는 나는 또 다른 이를 시로 적을 시인이다. 시로 부려 먹을 답답하고 쓸쓸한 인격들이 세상에 참 많은 것이 다행이다.
-정소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