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화법” vs “정제된 표현을”
“솔직한 화법” vs “정제된 표현을”
  • 윤정
  • 승인 2021.09.0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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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두테르테 언급’ 평가 엇갈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두테르테식’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 평가가 엇갈린다.

지지층에겐 솔직 화법이라는 평가와 함께 야권의 1위 주자에 걸맞게 좀 더 정제된 표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맞서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일 홍준표 의원이 SNS를 통해 ‘영아 강간·살해범을 사형시키겠다’고 한 것을 두고 “어떻게 보면 좀 두테르테식”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취임 후 4천 명에 가까운 마약 용의자를 현장서 사살하는 즉결처형식 대책을 추진한 데 빗대 홍 의원을 비판한 것이다.

그러자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권하에서 권력의 하수인 노릇을 한 사람이었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당사자인 홍 의원은 SNS에 “나를 두테르테에 비유한 것은 오폭(誤爆)”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두테르테이고 귀하(윤 전 총장 지칭)는 두테르테의 하수인이었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두테르테처럼 수사지시를 하고 귀하는 그 집행의 선봉장에 서서 정치 수사를 감행한 공로로 7단계를 뛰어넘어 검찰총장이 됐다”라고 꼬집었다.

유승민 전 의원도 SNS에서 “홍 후보가 두테르테라면 윤 후보는 뭐라고 해야 하느냐”며 “문재인 권력의 칼 노릇을 하던 윤 후보가 수없이 행했던 무리한 구속·수사·기소·구형을 온 천하가 알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장성민 전 의원도 SNS에서 “윤 전 총장이 우방국인 필리핀과의 외교를 치명적으로 훼손시키며 국익 침해 행위를 하고 있다”며 “주한 필리핀대사를 예방해 두테르테 비하 발언을 정중히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두테르테식’이라는 답변이 사전에 준비된 것은 아니었다는 게 윤 전 총장 측의 설명이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2일 “최고 권력자가 형사 사법체계에 개입하는 게 적절치 못하다는 것을 간결하게 설명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관계자는 “1위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게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준석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윤 전 총장 측이 그 정도(외교 결례)까지 생각해 언급한 것 같지는 않다”라고 밝혔다.

이어 “‘두테르테’라는 글자로 표현돼 가볍게 다뤄지는 게 안타깝지만 사형제 폐지는 오랜 논쟁점”이라며 “경선에서 이런 게 등장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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