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 결집 추격 발판 마련”
李 지사 “판세에 별영향 없어”
丁 “효과없이 오히려 악영향”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독주 체제로 굳어지던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이낙연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라는 변수로 변화를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전 대표는 9일 전북도의회 기자회견에서 “의원직 사퇴는 (여론의 반전을) 계산한 것이 아니라 저의 결의 표시”라며 “내 모든 걸 던져서라도 정권을 재창출하겠다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방 짐을 정리하고, 의원실에 속한 보좌진도 모두 면직 처리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의원직 사퇴 선언으로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면서 지지층이 결집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국민·일반당원이 참여하는 ‘1차 선거인단’ 온라인 투표에서 첫날 51.19%의 투표율을 기록한 것도 이 전 대표 지지층 결집 효과가 반영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선 초반 압승을 거둔 이 지사 지지층의 결집도가 다소 느슨해지는 틈을 공략해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1차 선거인단 투표에 이 전 대표의 정권 재창출에 대한 절박함, 결연한 의지 등이 전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호남에서 반전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지사 측은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가 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실제 파급 효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오는 12일 1차 선거인단 개표 결과가 발표되는 ‘1차 슈퍼위크’에서 승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끝까지 긴장을 풀지 않겠다는 각오다.
이재명 캠프 핵심 관계자는 “약 5%p 정도의 동정심과 주목도는 생긴다고 보지만 1차 슈퍼위크에서 이 지사가 과반이 나오면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면서 “이 전 대표의 읍소 작전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 선언에 대한 다른 주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은 이 전 대표의 결정이 효과를 보지 못한 채 당에 악영향만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캠프도 전날 이 전 대표의 사퇴에 “경솔한 결정”이라고 강력히 비판한 바 있다.
반면 박용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교육 정책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절박함과 간절함을 담으려 하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잘했다, 못했다를 평가하는 것은 제 일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김두관 의원은 대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쉽지 않은 결단인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장성환기자 newsman90@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