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주요 인사들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제42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도 대부분 동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그간 5·18 광주민주화운동 이슈에 거리를 뒀던 보수 정당으로서는 이례적인 행보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윤 대통령과 여당이 적극적인 ‘호남 끌어안기’로 국민 통합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자당 의원들은 18일 오전 7시 30분 서울역에서 KTX 특별열차를 타고 광주로 향한다. 이 열차에는 윤 대통령도 전용칸을 마련해 비서진들과 함께 탈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출장과 코로나19 확진 등 물리적으로 참석이 불가능한 몇몇 의원들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전원이 특별열차를 타고 광주에 간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념식에 참석해서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다. 과거 보수 정부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의 ‘합창’과 ‘제창’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었던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모습이다. 이는 국민의힘이 보수 정당의 과거 선례나 통념을 깨고 호남 민심에 적극적으로 다가가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광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5·18 기념식에 참석하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당연히 제창해야 한다. 저희도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제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를 포함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5·18 기념식 후 전남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와 전북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연달아 연다. 전날 5·18 단체 초청 간담회에서 거론된 유가족 피해 보상 등 요구사항도 새 정부에서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이 이러한 파격 행보에 나서는 것은 오는 6·1 지방선거를 염두해 둔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인사들의 ‘5·18 망언’ 등으로 오랜 시간 쌓인 호남과의 불편한 관계를 청산하고, 집권 여당이자 전국 정당으로서 호남 민심을 두드리겠다는 것이다. 특히 호남 지지율이 전국의 중도·부동층 민심과 연결된다는 점도 의식하고 있다.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호남 지역에서 우리 당이 변화하려는 노력에 대해 애정을 갖고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