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 그럼 우리는 이렇게 명쾌하고 단순한 진리를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의 채널을 왜 쉽게 바꾸지 못할까? 시간과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 출발은 인간의 오랜 삶의 경험 때문이다. 인류는 이 땅에서 거친 삶의 시간들을 살아왔다. 그리고 자기방어와 부정적 생각(의심)을 가지며 조심스럽게 살아온 사람들의 생존확률이 높다는 걸 경험으로 알았다. 소위 용기란 명분으로 겁 없이 나섰다가 명을 재촉한 사람들이 수없이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연히 조심조심, 적당히, 안정적으로 그리고 모든 걸 의심하며 사는 게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길이라는 걸 알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 경험들은 인간의 유전적 DNA에 깊이 각인이 되었다. 소위 생존 진화론이다. 오랜 경륜과 역사를 가진 부정 생각을 긍정 생각으로 채널을 확 바꾸기 위해선 '용기'와 '실천'이 그래서 필요하다.
얼마 전 친한 누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난 집 밖을 나설 때마다 걱정 때문에 일을 제대로 못 봐! 가스 밸브는 잠갔는지, 문단속은 했는지, 불은 껐는지…." 결국은 외출하다 말고 다시 들어와 확인하고 나가야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범불안장애의 전형적인 사례다. 이게 연결되어 평소에도 자식 걱정, 남편 걱정 등 하루종일 걱정하는 게 일상이 되었다. 그래서 필자가 가장 심각한 외출 후 집안 걱정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누님 외출하실 때 포스트잇에 밸브확인! 전등확인! 문단속 확인!을 적어 현관문에 붙여놓고 나갈 때마다 소리 내어 복창하시고 나가시면 됩니다. 딱, 그렇게 한 달만 하시면 절대 두 번 돌아오시는 일은 없을 겁니다. 단, 꼭 소리 내어 복창하셔야 합니다." 단단히 주의를 준 덕분인지 한 달 지나서 전화가 왔다. "동생! 덕분에 이제는 마음 놓고 외출하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불안을 없애는 가장 빠른 방법은 확신이다. 확신은 믿음이고 신뢰다. 필자가 누님에게 복창을 요구했던 이유는 일종의 확신과 믿음의 자기체면이었다. 한 달이면 행동이 습관이 되는 가장 완벽한 시간이다. 결국 누님은 한 달 만에 자기 믿음을 완성했다.
사람들이 하는 많은 걱정을 비율로 환산해 보았다. 그랬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사람들의 걱정 중 99% 이상이 지금 상황에는 전혀 필요하지 않는 걱정이었기 때문이다. 걱정의 40%는 오지도 않는 미래 걱정이었고 30%는 이미 지나간 과거 걱정이었다. 그리고 22%는 생활 중 부족한 부분에 대한 걱정이고 4%는 절대로 바뀌지 않는 일에 대한 걱정, 그리고 나머지 3%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걱정이었다. 하버드 심리학과 팀에서 걱정을 계량해서 나온 통계이니 믿을 수 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에게 다음과 같이 4까지 방법으로 불안과 걱정을 말끔히 없애는 솔루션을 제안한다. 첫 번째는 중요성으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걱정이 나에게 중요한 일인가?'를 따져보는 일이다. 두 번째는 적절성으로 '내 불안과 걱정이 적절한가?'이다. 일반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할까 자문하고 그렇지 않다면 자기 생각을 수정하라는 의미다. 세 번째는 변경의 문제로 '지금 내가 걱정함으로써 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거다. 네 번째는 가치의 문제로 '나의 걱정이 정말로 가치 있는 일인가?'를 따져보는 거다. 스스로에게 던진 4가지 질문에서 단 하나라도 '아니다'라는 대답이 나오면 미련없이 불안과 걱정을 버려야 한다. 그것보다는 지금 내가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처리하는데 집중하고 몰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걱정하기 전 반드시 확인하자. 중요성과 적절성 그리고 변경과 가치의 문제. 모두가 'OK'하지 않으면 단호히 걱정을 끊어라!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으면 걱정이 없겠다'라고 일갈한 성철 스님의 말씀이 가슴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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