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빚 탕감 90% 과도…50%로 낮춰야”
은행권 “빚 탕감 90% 과도…50%로 낮춰야”
  • 김주오
  • 승인 2022.08.07 22: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출발기금’ 지원 난색
“부실 차주의 도덕적 해이 유도
상환 열흘만 미루면 조정 대상
의도적으로 상환 연체할 수도”
부실채권 매각 기준 불만도
은행권, '빚 탕감' 새출발 기금에 도덕적 해이 우려. 연합뉴스
은행권, '빚 탕감' 새출발 기금에 도덕적 해이 우려. 연합뉴스

정부가 30조원 규모의 새출발기금을 통한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채무 조정 방안을 내놨지만, 은행권이 대출자의 도덕적 해이 금융기관의 손실 부담으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일 주요 시중은행 여신 실무자들은 은행연합회에 모여 정부와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가 보내온 ‘소상공인·자영업자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실행 계획안’을 검토했다. 정부는 30조원 규모의 새출발기금으로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의 부실 채권을 사들여 채무조정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안에 담긴 채무조정 대상은 올해 6월 말 기준 대출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지원을 받거나, 손실보상금 또는 소상공인 재난지원금을 수령한 개인사업자 및 소상공인이다.

채무 조정의 핵심은 기존 대출을 장기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하면서 대출금리를 연 3∼5%로 낮춰주는 것이다. 특히 90일 이상 연체한 ‘부실 차주’의 원금 가운데 60∼90%를 아예 감면해주는 방안도 담겨 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 참석한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이 감면율이 지나치게 높다고 입을 모았다. 채무조정 프로그램 안에 따르면 캠코 매각 채권(무담보)에 대한 원금 감면 비율이 60~90%인데, 과도한 원금감면은 부실 차주를 양산하고 도덕적 해이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은행권은 보유자산, 채무상환 능력 심사를 강화해 원금 감면 비율을 10~50% 정도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채무조정 대상자의 범위가 너무 넓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부실 우려 차주 기준으로 ‘금융회사 채무 중 어느 하나의 연체 일수가 10일 이상 90일 미만인 자’가 제시됐다. 열흘만 대출금 상환이 밀려도 채무조정 대상에 포함돼 연체이자를 감면받고 금리도 연 3∼5%로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무조정 대상자 연체일 기준을 느슨하게 설정하면 고의로 상환을 미뤄 채무조정을 신청할 위험이 있다”라며 “2금융권은 상대적으로 조달금리가 높아 역마진도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새출발기금 운용기관 캠코에 부실 채권을 매각하는 기준에 대해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프로그램 운영 대상 차주의 채권을 캠코 외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채무조정 프로그램 신청 기간이 3년인 것을 고려하면, 향후 3년간 매각이 어렵다는 얘기다.

정부는 채권가격을 산정할 때 은행이 쌓은 충당금을 차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의 권유로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한 금융회사들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주오기자 kjo@idaegu.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2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