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딴생각-유럽 17년 차 디자이너의 일상수집
[신간] 딴생각-유럽 17년 차 디자이너의 일상수집
  • 석지윤
  • 승인 2022.08.1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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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일상을 바라보는 엉뚱한 시선
서핑·담배…평범한 사물에서
추억 떠올리고 재미 불어넣어
디자이너에 필요한 조언 건네
딴생각유럽17년차디자이너의일상수집
박찬휘 지음/싱긋/280쪽/1만6천800 원

저자는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기까지 유럽에서 오랜 유학 생활을 거치며 그가 이방인으로서 다른 시각을 지녔다는 사실이 그의 일과 삶에 톡톡 튀는 창의력과 재치를 불어넣어주었음을 고백한다. 특별한 시각이 지닌 힘은 일상에서 발휘된다.

그는 서핑과 담배의 발명에 대한 아이의 질문을 통해, 아버지로서 아이의 궁금증에 답하는 것과 디자이너로서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일이 결코 유리되어 있지 않음을 깨닫는다. 멋진 범퍼카를 고르려는 아이의 고집을 통해서는 개인의 취향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트렌드를 이룬다는 사실을 통찰하며, 육각연필로 카세트테이프를 감는 기발함에서는 친근한 일상의 재치를 포착한다.

왼손으로 글씨를 쓰는 것이 금지되었던 학창시절과 수학여행에서 필름카메라로 열심히 사진을 찍은 (그러나 한 장도 남기지 못한) 일을 돌아보기도 하고, 커피 한 잔의 추억에 잠기기도 한다. 흰 종이에 담긴 아버지의 가르침과 여전히 건재한 라디오라는 매체를 통해 아버지와 이어져 있음을 깨닫고,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미래를 상상하게 하는 게임과 오랜 장인 정신이 깃든 장난감을 통해 변화하는 세상에 대한 깨달음을 이야기한다.

그는 새로운 기술만 좇다 오랫동안 이어져온 훌륭한 가치가 경시되는 작금의 세태를 날카롭게 지적하기도 한다. 아버지로부터, 또는 아버지의 아버지로부터 낡았지만 튼튼하고 아름다운 물건을 물려주거나 물려받는 일화를 통해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최신 기술보다는 장인의 노하우에 주목하는 가치관을 소개하며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한 박자 느리게 자신만의 속도로 살아볼 것을 권한다. 인공지능이 많은 것을 대체하는 시대에, 기발하고 신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디자이너의 진심어린 조언도 빠지지 않는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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