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가짜 비핵화 쇼’에 놀아난 대한민국
[윤덕우 칼럼] ‘가짜 비핵화 쇼’에 놀아난 대한민국
  • 승인 2022.09.1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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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지금 대한민국은 역사상 물질적으로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요즘 항간에는 베트남에서 법조인으로 일하다 한국에 막노동하러 온다는 소문도 적지 않다. 하지만 안보는 여전히 불안하다. 북한이 지난 8일 최고인민회의에서 "공화국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란 법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최고인민회의는 우리나라 국회 격이다. 2016년 7차 당 대회에서는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번에 그 약속을 완전히 뒤집었다. 핵전쟁 상황은 물론 비핵전 상황에서도 북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선제 핵 사용이 가능하다고 바꿨다. 김정은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나라의 생존권과 국가와 미래의 안전이 달린 자위권을 포기할 우리가 아니다"라며 "절대로 핵을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을 향해 "제재 봉쇄를 통한 핵 포기를 기도하고 있지만 적들의 오판이고 오산" "백 날, 천 날, 십 년, 백 년 제재를 가해보라 하라"고 했다. "시간이 과연 누구의 편에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조선중앙통신 등이 9일 공개한 핵 무력 정책법을 보면 선제 핵무기 사용이 가능한 5대 조건을 상세하게 규정했다. 첫째, 북에 대한 핵·대량 살상 공격이 감행 또는 임박 판단. 둘째, 지도부에 대한 핵·비핵공격이 감행 또는 임박 판단. 셋째, 국가 전략 대상에 대한 공격이 감행 또는 임박 판단. 넷째, 전쟁 확대 막고 주도권 장악을 위한 작전상 필요. 다섯째, 기타 국가 존립 위해 핵 대응이 불가피한 경우 등이다. 법을 보면 이현령 비현령이다. 대한민국 국민 입장에서는 언제 어떻게될 지도 모를 지경이다.

이런 가운데 9·19 평양공동선언 4주년을 하루 앞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18일 9·19 군사합의 4주년을 맞아 "대화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 모든 대화의 출발점은 신뢰"라며 "신뢰는 남북간에 합의한 약속을 지키는 데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내놓은 첫 공식 메시지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문 전 대통령과 궤를 같이 했다. 이 대표는 같은 행사의 서면 축사에서 "한반도 평화의 시계가 2018년 이전으로 회귀했다"며 "비싼 평화가 이기는 전쟁보다 낫다"고 밝혔다. 어디 한두번 속았는가. 북한은 수시로 군사합의를 위반했다. 북한은 2018년 9·19 남북 군사합의를 맺었지만 2019년 초 '비핵화 사기극'이 들통나자 노골적으로 합의를 위반하기 시작했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미사일 40회 발사 등 부지기수다.

윤 대통령은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떠난 18일(한국시간) 보도된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지난 정부는 북한이라고 하는 특정한 교우(a friend in his classroom)에 대해서만 좀 집착해왔다"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여당도 윤 대통령의 발언에 보조를 맞춰 야권 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이 보여주기식의 '평화 쇼'에 불과했다며 각을 세웠다.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권이 임기 내내 평화 쇼를 고집했지만, 북한의 핵무장 프로세스는 계속 진행됐고 그 결과 한반도의 안보 상황은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국민들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가 북한에 협력과 지원을 함으로써 평화적인 통일을 목적으로 하는 햇볕정책에 혹시나 하면서도 기대감을 표시했었다. 현대아산을 비롯한 중소기업들이 참여해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 이벤트도 개최했고, 개성공단까지 조성했다. 돌이켜보면 무용지물이다. 햇볕정책이 실시되는 와중에도 북한은 연평해전과 같은 무력 도발을 감행하고 계속된 핵 개발로 핵 실험을 실시했다. 문재인 정부 역시 햇볕정책을 부활, 한 해동안 세번의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지기도 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북한의 핵무력 정책이다. 2016년 탈북한 태영호 의원(국민의힘)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대에 걸쳐 북조선은 핵 개발을 중단한 적이 단 한번도 없으며, 햇볕정책이 실시되던 김정일 집권 시절에도 한반도 비핵화라는 거짓 외피를 뒤집어쓰고 핵 개발을 은밀히 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의 특별 군사작전 개시 명령 선포 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 전쟁이 7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이 전쟁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대한민국의 운명은 국민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가짜 비핵화 쇼'에 대한민국이 더 이상 놀아나지 않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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