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대한민국의 지도력: 어린이가 굶지 않는 세상
[대구논단] 대한민국의 지도력: 어린이가 굶지 않는 세상
  • 승인 2022.10.1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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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호 대구대학교 교수
우연히 호주에서 ‘동물정의당’을 만들었다는 방송 뉴스를 보았다. 그렇다면 ‘사람정의당’을 만들 생각은 왜 하지 않을까? 대한민국은 6.25 전쟁 이후 세계 최빈국에서 불과 5~60년 만에 경제적으로 선진국, 정치적으로 민주주의를 안착시킨 유일한 나라이다. 장기간 국제사회로부터 각종 원조를 받은 한국은 본격적인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면서 점차 원조수혜 규모가 감소하고 마침내 그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1995년에는 세계은행(IBRD)의 차관 대상국에서 졸업하고, 유엔의 대표적 개발기구인 유엔개발계획(UNDP)에서도 2000년부터 대한민국을 순 수여국가로 분류하였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의 수원국 명단에서도 제외되는 등 공식적으로 수혜국의 지위에서 벗어나서 수여국으로 전환된 나라이다.

대한민국은 그동안 전 국민이 피땀 흘린 노력으로 경제적으로 선진국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적으로도 민주주의 국가를 완전히 정착시켜 모범 국가가 되었으며 당당히 G7 국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이제 그 위상에 맞도록 국제사회에서 지위와 역할을 재정립하여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 때는 재임 동안 4차례에 걸쳐 유엔을 방문하고 본회의장에서 연설하는 영광스러운 기회를 얻었지만, 북한이나 다른 나라의 호응이 없는 종전선언만 주장하다가 소득 없이 끝나고 말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술 더 떠 유엔 연설에서 자유만 외치다가 성과 없이 돌아오고 말았다. 진정 대한민국에는 세계를 이끌만한 안목과 비전은 없는가?

이 지구에 어떤 동물도 태어나자마자 굶주림에 시달리는 종은 없다. 오직 인간만이 국가 간 불평등과 강대국들 사이의 갈등으로 수많은 어린이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약 8억 명 이상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고, 만성적인 식량부족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으로 식량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매일 30만 명이 아사하는 지경이다. 특히 최소 4천 5백만 명의 어린이들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는 스페인 인구와 거의 맞먹는 숫자이다. 많은 개발도상국에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어린아이들이 하루 한 끼도 먹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지구촌 어린이 7명 중 한 명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으며, 해마다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은 어린이가 260만 명이 되고 98%가 저개발국가에 몰려 있다. 반면, 선진국들은 엄청난 음식물 쓰레기와 함께 영양 과다 섭취로 비만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 다른 나라 어린이의 굶주림은 외면한 채 각종 언론매체에서 체중 감량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UNICEF’와 ‘Save the Children’ 등 몇몇 어린이를 돕기 위한 국제기구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어린이의 굶주림을 없애는 UN 조직은 아직 없다. 대한민국은 어린이가 굶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전면에 나서야 할 것이며, 이는 우리나라의 당면과제이며 건국이념인 ‘홍익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임무이다. 사람과 함께 사는 반려동물 수가 1천만에 이르고, 인구절벽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에도 아직도 계속되는 어린이 해외입양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해외에서 굶주리고 있는 어린이를 국내로 입양하는 사회로 바꾸어야 한다.

다음에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반드시 유엔 본회의장에서 ‘어린이가 굶지 않는 세상(no hungry children in the world: NHCW)’을 외치면서 유엔기구 설립을 제안하고, 필요한 자금은 한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 선진국들과 삼성, LG,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 소프트 등 세계 일류 기업들이 공동으로 부담하는 국제적 운동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더구나 NHCW를 대한민국이 제안하고 방탄소년단(BTS)이 그 주제가를 부르면서 세계적인 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갈 때 한류 열풍의 지속적인 유지로 전 지구적인 동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건국 이래 최대의 국운 융성기에 진입하고 있으며 지구공동체를 살리기 위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을 실현할 때가 왔다. 적어도 어린이가 굶주리지 않은 일에서부터 시작하면 우리나라가 세계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고, 북한을 포함한 세상 어린이들의 희망이 되며, 통일의 씨앗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은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국제적인 역할을 크게 확대해야만 세계 선도국으로의 위상과 책임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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