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닫힌 사고에 빠진 화물연대 파업
[수요칼럼] 닫힌 사고에 빠진 화물연대 파업
  • 승인 2022.12.0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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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광 대구경북소비자연맹정책실장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긴터널을 벗어나려는 우리 경제에 화물연대노조(화물연대)의 파업이라는 장벽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화물연대는 지난달 24일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파업의 불법성을 강조하며, 29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집단운송 거부에 참여한 시멘트 운송사업주와 종사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안건을 의결했다. 국토교통부는 국무회의 의결 후 곧바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업무개시명령 발동은 2004년 관련 제도 도입 이후 운수사업법 규정을 근거로 적용된 첫 사례로 기록되었다.
이처럼 화물연대의 파업에 대해 정부가 긴급명령을 발동하고, 화물연대뿐만 아니라 민주노총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화물연대는 국제노동기구 ILO에 긴급 개입을 요청하는 한편 정부의 업무개시 명령에 대해 처분 취소소송을 청구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도 개입을 요청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6일 화물연대 총파업에 정부가 내린 사상 초유의 '업무개시명령'을 규탄하고, 이들의 투쟁을 지지하기 위한 전국 동시다발 총파업을 선언했다.
화물차 안전운임제는 낮은 운임으로 인해 기사의 과로와 과적 그리고 과속운행의 위험이 있는 화물운송 종사자의 근로 여건을 개선하고자 화물차주 및 운수사업자가 지급 받는 최소한의 운임을 정하는 제도이다. 화물연대는 지난 6월에 타결된 정부의 안전운임제 3년 연장 방침을 거부하고 일몰제 완전 폐지와 적용 업종 확대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화물연대는 최저임금을 보장해 주는 안전운임제가 영구적으로 제도화 되길 원하고 있다. 또한 안전운임제 도입 당시 시장 혼란을 우려해 수출입 컨테이너 및 시멘트 품목에만 한하여 시행한 것을 자동차나 철강 위험물 같은 품목까지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화물연대의 파업에 대한 정부의 시각은 다르다. 첫째는 경제적 피해를 강조하고 있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파업 12일째 기준으로 철강, 석유화학, 정유, 자동차, 시멘트 등 주요 업종의 출하 차질에 따른 피해액이 3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제품 출하가 사실상 전면 중단되면서 철강업계 피해만 1조원을 넘었으며, 자동차·조선·건설 등 연관 산업으로 피해가 확산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공장 가동률이 떨어져 하루 1200억원씩 피해가 예상된다고 한다. 기름이 떨어진 주유소가 서울·수도권을 넘어 충청·강원권으로 확산해 일반 시민과 소상공인 등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둘째, 법 질서의 엄중성을 강조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잘못된 관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불법과 타협하지 않겠다"며 화물연대의 파업에 대해 엄정 대응 원칙을 강조했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하는 화물노동자를 상대로 행정처분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대통령 직속 노사정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진행한 자문단 회의에서 김문수 노사정 위원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고 화물 운송 노동자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건 불가피하고 바람직하다"고 했다. 
셋째, 화물연대의 파업을 정치투쟁으로 보고 있다. 화물연대는 우리 사회의 경제적 약자가 아니며, 파업의 내용도 근로조건 개선이나 임금 인상 등 노동자의 권리 보장으로 보고 있지 않고 있다. 화물연대의 파업 구호인 "정권퇴진"이나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라는 문구를 정치적인 파업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화물연대의 파업 구호는 1987년 체제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민노총이 펼치고 있는 불법파업을 MZ세대들은 불공정 파업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의 중심에 서 있는 원희룡 국토부장관과 김문수 경사노사위 위원장은 노동현장에서 많은 경험했던 인물이다. 김문수 위원장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에 '선 복귀 후 대화'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고 하면서, 윤대통령에게 "노사관계라는 것은 나름대로 독특한 전문가도 있고 하니,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면서 진행하는 게 좋겠다"라는 내용을 전했다고 한다.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싶다.
헤겔은 투쟁과 갈등 속에서 역사가 발전하고 했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거친 노동운동과 경제 민주화에 대한 인식 전환으로 노동 현장은 크게 개선되었다. 기업주와 노동자는 적대적이 아니라 상생하는 관계라는 것이 이미 증명되었다. 노동자들 입장에서 갑이라고 주장하는 기업 도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위험을 무릅쓰고 모험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노동현장에서도 1980년대 닫힌 사고에서 벗어나야만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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