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업체 9개 동 피해·5개 동 전소
화재 발생 10시간여만에 진화
소방 “강풍 타고 가연물 확산”
대구 성서공단의 인쇄물 공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10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7일 오전 0시 56분께 달서구 월암동 성서공단의 한 인쇄물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10시간여 만인 오전 11시 15분께 진화됐다.
이 불은 섬유 공장, 자동차 부품 공장 등 인근 공장으로 옮겨붙으면서 총 7개 업체, 9개 동에 피해를 입혔다. 그중 3개 업체의 5개 동은 전소됐다. 또 진화 작업 중 손 등에 경미한 화상을 입은 소방 공무원 2명과 연기를 흡입한 공장 관계자 3명 등 5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시 4분께 대응 1단계, 1시 53분께 대응 2단계를 잇따라 발령하고, 화재 발생 3시간여 만인 오전 4시 15분께 큰 불길을 잡았다. 현장에는 차량 110대와 인원 328명이 투입됐다. 공장 내부의 종이 등 다수의 가연물로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완진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로 인한 분진과 매캐한 연기 등이 대구 전역으로 퍼지면서 주민들이 한때 불편을 겪기도 했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달서구, 중구 지역에서 날리거나 쌓여 있는 분진가루를 목격했다는 게시글이 이어졌다. 이날 대구소방안전본부와 달서구청 등에도 분진 관련 민원이 일부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구 동인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하모(31)씨는 “출근길 차량 위에 흰색의 분진가루가 소복이 쌓여 있었다. 처음에는 진눈깨비인 줄 알았다”면서 “가까운 곳에서 불이 난 줄 알았는데, 먼 곳에서 발생한 화재인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달서구 본리동 주민 장모(여·28)씨도 “오전 7시쯤 창문 밖에서 탄내가 나 창문을 닫고 집을 나왔다. 기침이 계속 나와서 당황스러웠다”라고 했다.
소방당국은 종이 등 가벼운 가연물이 강풍을 타고 보다 멀리 확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이날 오전 8시 15분께 이번 화재로 대구 전역에 분진이 예상된다며 안전에 유의해달라는 내용의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했다.
소방 관계자는 “종이, 섬유 업체에서 발생한 화재이다 보니, 불에 타 가벼워진 종이와 분진가루들이 강풍을 타고 더 멀리 퍼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수정·류예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