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들의 간절한 이색 민원이 결국 6·25 전쟁 영웅인 워커 장군 흉상 건립으로 이어졌다.

칠곡군은 6·25 당시 국토의 90%가 북한군에 점령당한 상황에서 워커 라인(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해 대한민국을 구한 미 8군 사령관 월턴 해리스 워커(1889~1950) 장군의 흉상을 건립한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지난 14일 군청에서 칠곡군 한미친선위원회와 황보활 장곡중 교장과 간담회를 열고 워커 장군 흉상을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 설치하기로 뜻을 모았다.

흉상 건립은 김동준(장곡중·3) 군과 학교 친구들이 워커 장군을 또래 친구들에게 알려달라며 김 군수에게 제기한 민원에 대한 화답이다.

흉상은 학생들의 대견한 생각을 응원하고 칠곡군이 국제적 호국 명소로 자리매김을 위해 제작된다.

군은 워커 장군의 헌신을 기리고 국민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예산을 투입하는 대신 일반인 대상 모금으로 흉상 제작 기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시몬 한미친선위원회 사무국장은 “경북도 승인을 받아 계좌를 개설하고 내달 23일까지 기금을 모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제막식은 7월 말께 학생들이 행사를 기획하고 사회를 보며 추모 공연을 마련하는 등 학생 주도로 진행하기로 했다.

김 군은 과제물을 위해 소셜미디어(SNS)를 검색하다 워커 장군의 사연을 접하고 낙동강을 지킨 워커 장군의 활약상을 알리기로 했다.

친구들과 학원 수업이 끝난 늦은 시간 모여 김 군수에게 보낼 장문의 글을 작성하고 워커 장군을 알리기 위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김 군은 “워커 장군의 업적은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은 내용이지만 자라나는 우리 세대는 알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글을 작성했다” 며 “어린 학생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주신 군수님과 한미친선위원회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흉상 제작에 의미를 더하기 위해 예산이 아닌 모금을 택했다”며 “십시일반 많은 분의 동참으로 워커 장군 흉상이 건립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