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MZ세대의 이상향 구현
화려한 색감·간결한 표현 특징
어릴 때 갖고 놀던 호랑이 인형
자유분방했던 작가 자신 이입
나무나 식물 등의 숲속 풍경을 주요 특징만 잡아 간결하게 표현하고, 귀엽고 익살스러운 호랑이를 숲속 정령처럼 그렸다. 숲이나 호랑이의 모습에서 작은 움직임도 포착된다. 루지움갤러리에 걸린 스웨덴 작가 요요 내스티의 작업 세계인데, 끊임없이 살아 움직이는 밝고 예쁜 숲속 풍경이다. 화면 속 호랑이는 작가 자신에 대한 은유다.
“동화적이며 상상의 세계”인 그의 화면에서 그 어떤 갈등이나 고뇌는 포착되지 않는다. 나무와 꽃이 만발한 초현실 세계인 숲에서 마냥 행복한 호랑이, 즉 그를 만난다. 말하자면 그의 화면은 21세 스웨덴의 MZ 세대가 표현한 이상향이다. 조선 초기의 안견이 그린 ‘몽유도원도’와 결은 다르지만, 분명 인류가 갈망해 마지 않는 이상세계임은 틀림없다. 전시 개막에 맞춰 대구를 찾은 요요는 “제가 그린 숲속에서 관람객들이 차분해지고 행복해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루지움 갤러리에서 요요 내스티의 아시아 첫 개인전이 개막했다. 전시 제목 ‘Mjau’에 작가정신이 묻어난다. ‘Mjau’는 고양이의 ‘야옹’을 뜻하는 스웨덴의 의성어다. 그가 “호랑이들이 관람객을 나의 그림 속으로 초대하는 인사”라고 했다. 이번 전시에선 회화 작품 10여점을 걸었다.
화면 속 호랑이 캐릭터가 한국의 전통 민화 속 호랑이를 빼닮았다. 이에 대해 그는 “민화 속 호랑이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어린 시절 즐겨 가지고 놀았던 인형이 호랑이였다”고 했다. 화면 속 춤을 추며 뛰노는 장난기 가득하고 친숙한 호랑이는 순수하고 자유분방했던 작가 자신임을 에둘러 표현한 말이었다.
스웨덴 스톨홀름 태생인 요요는 2019년 콘스트팍(Konstfack, University of Arts, Crafts and Design, Stockholm, Sweden)에서 회화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밝고 화려한 색감과 대상을 간결화한 표현을 통해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표현하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루지움갤러리는 요요를 전속 작가로 선정했다.
요요는 이번 전시 기간에 특별 이벤트도 진행했다. 현창건설이 신축 중인 수성못 인근 건물(두산동 911-6번지)의 주출입구 벽면에 14일부터 17일까지 직접 라이브 페인팅을 펼쳤다. 현창건설은 자체 브랜드 ‘루지움’을 내건 ‘루지움아트프로젝트’ 등을 통해 예술가들과 다양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황인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