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작가 안기찬·김점주 28일까지 인터불고갤러리
작가 안기찬은 형상보다 캔버스의 종류에 더 천착하는 작가다. 대개 형상 우선인 다른 작가들과는 달리, 그에게 형상은 부차적인 것일 뿐, 주된 관심사는 그림을 그리는 장소에 있는 까닭이다. 동양이라는 지역적 전통에 서양적 보편성을 가미해 동·서양의 조화를 추구하는 그의 취향이 반영됐다.
한국화에서 주제만큼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동양적 여백을 그는 천연염색이라는 낯선 장소를 통해 현대적으로 변용하고 있다. 천연염색 위에 황토나 백토로 두께를 지층화하고, 먹으로 채색한 후, 동양의 여백을 근대적 내용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그 위에 그려 넣은 토기나 암각화 같은 형상은 배경과의 서열관계에서 결코 우위를 점하지 않으며 평행을 달린다.
이번 전시가 첫 개인전인 김점주 작가는 빨강, 파랑, 노랑, 검정, 희색 등의 전통 오방색을 통해 미적 아름다움과 음양오행의 상징을 시각화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표범, 얼룩말과 모란도 등의 동·식물 문양을 특유의 오방색으로 그려 넣은 천연염색 작품을 선보인다.
김점주 작가는 “신부의 연지곤지, 어린아이에게 입히는 색동 저고리, 국수 위에 올리는 오색고명 등은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색채문화다. 이번 작품은 전통색을 통해 우리의 전통문화의 의미까지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28일까지. (053)602-7311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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