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습지 맹꽁이 수 감소…산란지 파악이 우선”
“달성습지 맹꽁이 수 감소…산란지 파악이 우선”
  • 정은빈
  • 승인 2021.09.1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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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사랑 환경축제 ‘심포지엄’
“양서류 보전 위해 보호 필요
서식지 넓게 확보해 줘야”
한때 멸종위기종 2급인 맹꽁이가 전국에서 가장 많이 산 곳으로 알려진 대구 달성습지의 맹꽁이를 보전하기 위해 환경운동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대구시와 대구환경교육센터가 지난 11일 오전 개최한 제7회 생명사랑 환경축제의 메인 프로그램 ‘맹꽁이 심포지엄’에서다.

‘양서류 파충류 백과’(2013) 저자 김현태 서산고 교사는 이날 발제에 나서 “맹꽁이는 1989년 국내 멸종위기종 처음 지정 당시부터 보호종으로 지정됐고, 2001년 개정 때도 유지됐다. 전국 자연환경 조사에서 맹꽁이가 관찰되지 않았는데, 이는 (야행성인 맹꽁이를) 낮에 조사했기 때문이다. 사실은 수없이 있고, 곳곳에 땅을 파고 들어가 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사는 “맹꽁이는 정말 흔했던 종이다. 그런데 보호종으로 지정된 이유는 개체 수 때문이 아니라 줄어드는 추세 때문”이라며 “많은 사람이 맹꽁이를 보호종에서 빼자고 하지만, 맹꽁이는 우리나라 양서류가 급감하는 가운데서 선방하고 있고, 양서류 보호운동에 있어서 양서류를 대표하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라고 양서류 보전을 위해 맹꽁이 보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에 맹꽁이가 많이 산 결정적인 이유는 논농사다. 지금은 농약을 다 쳐서 씨가 말랐다. 이제 논이 아닌 풀밭·초지 등 비가 오면 웅덩이가 생기는 곳에서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며 “도시에서는 콘크리트 수로에 산다. 맹꽁이는 생각보다 적응력이 뛰어나다. 서울 도심에 참개구리, 청개구리는 안 보이지만 맹꽁이는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8만여 마리던 달성습지 맹꽁이가 왜 지금은 1천 마리도 안 되게 남았냐면 알 낳을 곳이 없어서다. 번식 보호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산란지다. 산란지를 잘 보호하고 세대를 잇도록 하는 게 핵심”이라며 “어디서 세대를 이어가는지를 찾는 것이 첫 번째고, 서식지를 넓게 확보해 줘야 한다. 보여주기식 포획트랩 조사, 대체 서식지 조성, 이주 작업은 그만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대구시와 대구지방환경청에 따르면 지난 2012~2019년 달성습지 내 대명유수지에서 서식한 양서류는 맹꽁이·한국산개구리 등 7종으로 조사됐다. 맹꽁이는 2011년 대명저수지에 알을 낳기 시작해 2013년 8만7천700마리까지 개체 수를 늘렸지만 2014년 1천500마리, 2015년 300마리, 2016년 20마리로 급감한 뒤 2017년부터 보이지 않고 있다.

최순덕 대구환경교육센터 이사는 “대명유수지는 현재 사람들이 보기에 아름답고 걷기 좋은 곳으로 바뀌었지만, 맹꽁이가 서식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이 됐다“라며 “대구시는 생태적인 이해를 기반으로 한 정책들을 펼쳐주길 바란다”고 짚어 말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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