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아침] 주차선
[달구벌아침] 주차선
  • 승인 2022.07.2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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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란 주부
남편에게 운전연수를 받을 때 주차가 제일 어려웠다. 핸들을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돌릴 때 후진의 원리가 머릿속에서 상상이 되지 않았다. 머리에서 원리를 이해하지 못해도 하다보면 안다면서 무작정 연습을 시켰다. 텅빈 주차장에 가서 자기말만 따라 하면 된다고 했다. 큰 목소리로 힘을 주어 말하니 쩌렁쩌렁 했고, 뇌 속으로 전달되지 못하고, 머리에서 튕겨 나갔다. 하라는 대로 왼쪽, 오른쪽 돌려도 남편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차가 움직여지지 않자, 화까지 냈다. 왜그렇게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느냐면서 말이다. 분명히 하라는 대로 한 것 같은데 말이다.

몇 번을 같이 주차연습을 하다가 남편도 지치고 나도 지쳤다. 혼자 유튜브를 보면서 공부를 하고, 원리를 익히고 머리에서 연습을 하고 나서 손으로 직접 해보겠다고 했다. 운전을 머리로 하나 손으로 하지라며 몰라도 하다보면 되는데 이상하다고 또 나무랐다. 어쨌거나 나라는 사람은 머리로 먼저 이해를 하면 잘 실행할 수 있는 자신이 생길 것 같아서 내 방식대로 했다.

유튜브에 여러 운전 강사가 있었다. 내가 원하는 키워드 주차에 관련된 영상을 집중해서 보았다. 보고 또 보다보니 원리가 이해가 되었다. 내가 알고 싶었던 것은 후진할 때 왼쪽으로 가려면 핸들을 어떻게 움직여야 하느냐였는데, 전진처럼 같은 방향으로 돌리면 되는 거였다. 나는 계속 후진을 반대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핸들과 바퀴 돌아가는 것, 자동차 방향이 헷갈렸던 것이다. 단순했다. 자동차를 왼쪽으로 후진하려면 전진처럼 왼쪽으로 돌리면 되었고, 자동차를 오른쪽 방향으로 후진하려면 오른쪽으로 핸들을 돌리면 되는 것이었다. 앞바퀴, 뒷바퀴가 돌아가는 것을 알 필요도 없었다. 그것이 더 헷갈리게 했고,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돌리면 되었다. 전진은 앞방향이 앞으로 나갔고, 후진은 뒤방향이 뒤로 갔다. 후진은 뒤방향과 앞방향은 반대로 움직였다. 차는 네모난 고체 덩어리였으므로 휘어지지 않았다. 참 단순했다.

사이버강의가 끝나고, 남편과 다시 실전에 돌입했고,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그러자 일취월장한 모습에 대견해했고, 항시 반듯하게 세울 것을 강조했다. 이후 주차할 때마다 좌우 간격이 적당한지 일자로 나란히 섰는지 살펴보고 다시 주차했다.

그렇지만 나 혼자서 반듯하게 주차해도 옆차가 반듯하지 않으면 내 감각은 삐뚤어졌다. 그래서 자꾸만 앞으로 왔다 뒤로 갔다 반복을 하게 되고, 주차를 잘 하지 못하는 자신을 책망하게 된다. 내려서 보면 안다. 내 차는 똑바로 들어갔고 옆차가 사선으로 기울어져 있음이 보인다. 가끔 자신이 잘못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그 상황에서 내려와서 볼 필요가 있다. 주차선에 먼저 주차해둔 차가 삐뚤게 세워져 있으면 내 차가 반듯하게 들어가도 삐뚤어 보인다.

나는 분명히 옳다고 생각했던 것이 잘못 생각한 것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확신이 있었는데도 자꾸만 다른 의견을 들으면서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이 옳지 않은 것인지 회의가 들 때가 있다. 그래서 쉽사리 결정을 못하고 행동하지 못할 때가 있다. 특히나 의견이 나는 혼자이고 나와 다른 의견이 다수일 때는 더 흔들리고 의심이 된다. 그럴 때는 나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멀리 던져두고 볼 일이다. 상황에서 내려와 다시 보면 나의 의심은 다수 상대방의 의견으로 인해 의심되는 것이다. 즉 그들의 삐뚤어진 주차로 인해 내 주차가 삐뚤어진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로 항상 내가 옳은 것은 아님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의 생각이 옳은데 옳지 않은 것처럼 느껴질 때는 내려와서 바라보기로 하자. 주차선에 먼저 주차해둔 차가 삐뚤게 세워져 있으면 내 차가 반듯하게 들어가도 삐뚤어 보이는 것처럼 너무 자신을 의심하지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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