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올리스트 박소연 독주회…7일 대구콘서트하우스
비올리스트 박소연 독주회…7일 대구콘서트하우스
  • 황인옥
  • 승인 2023.05.04 21:5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별 편곡한 소나타로 비올라 폭넓은 소리 스펙트럼 선사”
모차르트·미요·라흐마니노프 등
고전부터 낭만까지 알찬 레퍼토리
첼로·바이올린 소나타 특별 편곡
글린카 유일 비올라 작품도 선봬
“합주 무대서 소리 연결하는 역할
과묵한 내게 비올라는 분신 같아”
“감정 자제하고 작곡가 의도 충실
흔치않은 비올라 독주, 기대해달라”
비올리스트-박소연
비올리스트 박소연

모차르트는 41개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작곡했다. 그 중 21번은 그의 바이올린 유일한 단조곡으로, 그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직후 작곡해 당시 그의 마음 상태가 곡에 고스란히 배어있다. 또한 라흐마니노프 첼로 소나타는 그의 유일한 첼로 소나타다. 피아니스트의 기교나 연주력을 많이 요구해 피아노 소나타라 말하기도 한다. 그만큼 피아니스트의 역할도 중요하며 화려하고 다양한 색채감을 잘 나타낸 곡이다.

비올리스트 박소연은 자신의 두 번째 비올라 독주회 무대에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21번과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를 연주한다. “비올라 독주에 어째서 바이올린과 첼로 소나타냐?”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비올라의 폭넓은 소리의 스펙트럼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특별히 편곡해 연주하는 무대다. 비올라는 오케스트라나 실내악 연주에선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악기지만, 대구 지역에서 비올라 독주 무대는 흔치 않아 대구 관객들에게 비올라의 다양한 매력을 선사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구성했다.

깊이 있는 현의 울림을 가지고 있다는 평을 듣는 비올리스트 박소연은 소선중과 혜화여고를 거쳐 경북대 음악학과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체코 프라하로 유학해 체코국립음악대학에서 연주자과정을 마친후 연주자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는 대학원 재학시절 부산대학교 주최 부산글로빌 콩쿨 실내악부분 1위를 시작으로 앙상블로 활동하며 실내악 연주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며 유학 시절에는 아카데미 챔버 솔리스트 프라하, 흐라데츠 크랄로베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객원단원으로 활동을 이어갔다.

특히 체코기독교 기념음악회, 서체코 기념음악회, 성 바츨라프 교회 기념음악회 3회 연속 초청받으며 다수의 실내악과 독주 그리고 오케스트라에서 비올라 연주자로서 음악적 기량을 선보였다. 연주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으로 체코 드보르작 박물관에서 가진 개인 독주회를 통해 연주 및 렉쳐로 현지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2016년 귀국 후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청소년오케스트라에서 비올라강사로서 후학 양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피아니스트였던 가까운 친척의 영향으로 고등학교 이전까지 피아노 공부에 열중하다 고등학교 때 비올라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비올라 연주자로 성장해왔다. 비올라를 처음 접할 당시에는 부모의 권유가 있었지만, 비올라를 배울수록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비올라는 바이올린의 다이나믹한 음색이나 첼로의 포근하고 따뜻한 음색을 두루 갖추고 있어 표현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이 그가 꼽는 비올라의 매력이다.

유럽에서는 비올라가 솔로 악기로 각광받고 있지만 국내에선 사정이 다르다. 특히 대구에서 다른 악기와 단순비교하면 비올라 악기는 바이올린이나 첼로에 비해 독주 무대가 흔치 않다. 비올라에 대한 그의 확신은 체코 유학 시절에 공고해졌다. “프라하에서는 바이올린보다 비올라가 훨씬 더 주도적으로 연주회를 가지고, 연주 형태도 다양했어요. 그곳에선 비올라라는 악기가 대중적이었죠.”

그는 이번 무대에서 독주회의 전체적인 기승전결을 구성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이에 따라 전반부에는 고전의 모차르트, 고전과 현대가 가미된 다리우스 미요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소나타 1번을, 후반부에는 낭만시대의 미하일 글린카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D단조와 라흐마니노프 소나타를 선곡했다. “이번 연주에선 비올라의 매력을 충분히 발산할 수 있는 작품들을 선택했어요.”

미요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비올리스트이며 소나타 1번에서는 전통적인 음악철학 및 자신만의 모더니즘이 녹여냈다. 프로방스의 민요 선율에 음조의 변화를 결합된 곡으로 비올라와 피아노의 색채, 매력을 풍부하게 느낄수 있는 곡이다.

글린카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D단조는 글린카의 유일한 비올라 작품이다. 미완성 작품으로 2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있다. 1악장은 글린카가 완성한 악장이고 2악장은 스케치만 남긴채 사망해 이후 러시아의 바이올리니스트 ‘바딤보리스브스키’ 에 의해 완성됐다. 비올라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대표곡으로 비올리스트들의 중요한 레퍼토리가 되는 곡이다. 이날 반주는 피아니스트 허준범이 맡는다.

그는 독주 무대 외에도 오케스트라나 앙상블 단원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현재 모던앙상블, 더원챔버오케스트라, 앙상블 에마농 소속 단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합주와 솔로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지만 두 무대는 연주자에게 각기 다른 열정을 선사한다는 것이 그의 귀띔이다. “팀으로 활동을 하면 동기부여도 더 되고, 다른 연주자들로부터 아이디어도 얻게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팀과의 신뢰를 통해 계속 성장해 가는 것이다.”

합주 무대와 달리 솔로 무대는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는 무대다. 자신의 모든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무대일 수밖에 없어 부담감이 크지만, 연주자 스스로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점검하고 그 역량을 관객과 함께 나누는 자리여서 연주자라면 반드시 도전해야 하는 무대다. 그 역시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했다.

“팀 연주를 통해 성장한 것을 독주를 통해 보여드리고 그것을 통해 또 성장하고, 다시 팀 무대에서 성장한 만큼 연주하게 돼요. 독주와 합주를 병행하는 것은 서로 시너를 효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연주를 하면 할수록 비올라에 빠져든다는 그. 이유는 그의 성정과 비올라의 음색이 찰떡궁합처럼 합이 잘 맞아서다. 비올라는 오케스트라 연주나 앙상블 연주에서 솔로로 드러나기보다 바이올린이나 첼로를 연결하는 매개 역할에 집중한다. 스스로를 드러내진 않지만 팀 연주에서 음을 주고받을 때 비올라가 다리 역할을 하는 것. 박소연 역시 나서기보다 사람이나 콘텐츠를 연결하는 역할에 재능을 보여 왔기에 비올라는 취향저격인 악기인 셈이다.

“내향적인 성격이어서 좀 과묵한 편인데, 비올라를 통해 제 내면의 소리를 표출하는 것 같아요. 비올라는 저의 분신이죠.”

자신보다 연주하는 작품을 드러나게 하는 것은 그의 연주 스타일이기도 하다. 그는 무대에서 감정이나 연주 습관 등 자신이 표출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려는 입장을 취해왔다. 작곡가의 의도에 충실을 기하는 방향으로 곡 해석에 땀방울을 쏟아왔다. “최대한 악보에 충실하며 최대한 객관적으로 작곡가의 의도를 담아내려는 연주해 왔어요. 관객들이 제 연주를 듣고 저 보다 연주했던 곡이 기억에 오래 남기를 바라죠.”

예술은 곧 예술가라는 것이 그가 예술을 대하는 소신이다. 삶이 예술에 그대로 묻어난다는 의미다. 그래서 그는 음악 못지않게 자신의 삶에도 진지하다. 진정성을 가지고 순수하게 살아가며 삶을 빼닮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한다. “진실된 마음으로 음악을 대하는 것”이 음악을 대하는 그의 한결같은 마음이다.

연주자는 관객이 없으면 설 자리를 잃는다. 그가 인터뷰 말미에 “비올라 악기의 매력을 충분히 들려드릴 수 있도록 비올라 연주자들의 무대에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는 말을 빠트리지 않았다. 그 청중들의 마음을 훔치기 위해 그는 7일 오후 6시에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 무대에 선다. 전석 초대.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