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교생 첫 유럽 리그 진출
선수단과 동반 훈련·평가전 등
공식경기는 내년 5월부터 가능
李 “새로운 배구 배울 기회 선택”

한국 고교생 가운데 최초로 유럽 프로배구리그에 진출한 이우진(18·경북체육고)이 이탈리아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우진은 1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마친 뒤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견뎌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유럽리그에서 뛰며 성장해 한국 국가대표로 국제 무대에 서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탈리아 남자프로배구 1부리그 베로 발리 몬차는 지난 7일 이우진의 영입 배경과 관련해 “키 195㎝의 아웃사이드 히터 이우진과 인턴십 계약을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우진은 지난 8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19세 이하 세계배구선수권대회에 한국 청소년 대표팀 아웃사이드 히터로 출전한 당시 이탈리아 에이전트로부터 유럽행 제의를 받았다.
이우진은 이 대회에서 한국이 30년 만에 3위에 입상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베스트7에 선정됐다.
당시 이탈리아 에이전트가 이우진의 이탈리그행을 제의했다는 소식을 접한 김연경(흥국생명)이 유럽 사정에 밝은 자신의 에이전트 임근혁 IM 컨설팅 대표를 이우진의 부모에게 소개해 지난 9월 말에 이탈리아 1부리그 몬차와 ‘입단 계약’을 맺는데 도움을 줬다.
이탈리아리그가 만 19세 미만 외국인 선수의 공식 경기 출전을 금지함에 따라 이우진은 우선 인턴십 계약을 맺었다.
몬차는 이번 시즌을 포함해 3년 이우진과 계약을 제시했다. 이우진 측은 ‘내년 2월 말에 인턴십 계약을 종료하고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우진이 원할 경우에 기존 합의한 몬차와의 ‘3년 계약’이 완전하게 성사되게 된다는 조건이다.
2023-2024 이탈리아리그는 10월에 개막했으며, 몬차는 개막전 포함 4연승을 거두고 있다. 이우진은 ‘19세 미만 외국인 선수 출전 금지’ 규정 때문에 내년 5월까지는 공식 경기에 나설 수 없다.
그러나 이우진은 1부 리그 선수단과 동반 훈련과 평가전 등을 하면서 적응기를 거칠 예정이다. 통역을 포함한 모든 비용은 구단에서 지불하고, 이우진은 월급을 받는다.
한국 배구 선수가 고교 졸업과 동시에 유럽리그에 직행한 것은 이우진이 최초다. 이우진은 한국프로배구 V리그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2순위에 뽑히면 계약금 1억6천만원을 받고 안정적으로 선수생활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우진은 도전을 선택했다.
한국프로배구가 출범한 2005년 이후에는 남자부 문성민(현대캐피탈)이 2008년 경기대 졸업을 앞두고 독일리그에 진출한 사례가 있다. 또 김연경은 V리그에서 활동하다가 임대 형식으로 일본리그에서 뛴 뒤 튀르키예로 건너갔다.
예정에는 박기원 현 태국대표팀 총감독, 조혜정 전 GS칼텍스 감독, 김호철 현 IBK기업은행 감독이 한국 실업팀에서 활동하다 유럽리그에 진출했다
이우진은 “영광이다. 올해 8월 19세 이하 세계배구선수권대회에 출전전 전까지는 해외 진출을 상상하지도 않았다”며 “처음에는 한국에서 뛰겠다고 마음 덕었는데 새로운 배구를 배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유럽행을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이상환기자 leesh@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