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작은 불꽃 하나
[데스크칼럼] 작은 불꽃 하나
  • 승인 2023.11.2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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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청 부국장
윤석열 대통령이 중유럽을 향해 갔다. 대한민국의 수반으로서 국빈 대접을 받으며 영국을 종횡무진 중이다. 영국에서도, 프랑스에서도 나라의 발전을 위한 많은 씨앗을 뿌려주길 기원한다.

이십 년쯤 전이었던가. 검찰에서 처음 만났던 윤 대통령은 그저 대구지검을 지나쳐 간 많은 특수부장 검사 중 하나였을 뿐이었다.

그런 그가 문 정부 시절 검찰총장이 되면서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기더니 ‘작은 불꽃’이 되었다. 처음엔 그가 작은 불꽃인 줄 아무도 몰랐다. 그런데 그는 이윽고 큰불을 일으켰고, 결국 그 불은 그가 대통령이 될 때까지 더 강한 불길로 타올랐다. 그는 대통령이 된 후 ‘자유’의 기치를 높이 치켜올렸고 많은 사람이 그 불에 몸을 녹였다.

그가 작은 불꽃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는 ‘지키려는 자’였기 때문이다. 그가 지키려던 것은 법에 대한 소신이었고, 불공정을 눈감는 정부와 정부 구성원에 대한 원칙이었다. 만약 그때 그 역시 그 상황을 ‘지나치려는 자’들과 비슷한 몸짓을 했다면 아마 작은 불꽃은 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큰불로 번지지 못했을 것이다.

‘지키려는 자’와 ‘지나치려는 자’, 이들의 차이는 작은 불꽃이 될 수 있느냐와 아니라는 차이일 지도 모른다.

민주당의 수많은 국회의원이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전원 당론에 따라 아니, 개딸 팬덤에 부담을 느껴 소신을 허물고 입을 닫는 지점이 그 차이를 뚜렷이 대별한다. 민주주의와 삼권분립까지 위협하는 검사 탄핵소추안 발의 100% 찬성 가결이라는 사태는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됐음을 대변한다. 검사가 이재명 대표를 수사하지 않았다면 이뤄질 리가 없었을 이 무리한 탄핵소추안 사태는 민주당이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를 위한 정당이 아닌,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을 위한 정당’의 지경에 이르게 했다. 누가 봐도 당대표에 대한 수사를 어떻게든 지연시키고자 하는 발버둥이 아닌가.

민주당이 어떤 당인가. 반세기 이상 국민의 사랑을 받으면서 독재정권과 철권 통치에 저항하며 민주주의의 씨앗을 놓으려 발버둥 치던 이 정당이 이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구성원들은 강성 지지자들이 무서워 내심을 감추기에 급급하고, 자리보전을 위해 잘못된 당의 걸음에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지나치려’만 한다.

안타깝지만 이게 현실이다. 돈을 뿌리고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탈당했던 민주당 전 대표는 최근 공석에서 법무부 장관에게 대놓고 ‘어린놈’, ‘건방진 놈’이라며 욕설을 마구 내뱉아 이 당이 도덕적으로도 얼마나 무너졌는가를 여실히 보여줬다.

지난 주말 대구에 온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많은 시민은 열렬히 환호하며 맞았다.

같은 일로 이미 광주 스마일센터 등을 들렀지만 별반 큰 환영을 받지 못했던 전 정부의 박범계, 추미애 법무장관 시절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함께 사진을 찍길 원하며 줄을 선 시민들 덕분에 한 장관은 예매한 기차표를 몇 차례나 취소하고 다시 예매해야 할 지경이었다. 몰린 시민들은 한 장관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마음을 열었다.

사실 한동훈 장관은 윤 정부의 검찰 출신 기용이라는 논란 속에서 불공정을 지적받기도 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민주당의 모든 불합리와 거짓 선동, 가짜 뉴스들에 매 순간 기민하게 대응했다. 이는 그에게도 원칙과 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법안에서, 상식선에서 법치주의 국가를 지켜나가자는 스스로의 원칙을 지키는데 그는 늘 분명한 자세로 일관했다. 그 역시 ‘지키려는 자’였기 때문이다.

그도 ‘작은 불꽃’ 하나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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