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수험생 모두에게 격려와 박수를
[데스크칼럼] 수험생 모두에게 격려와 박수를
  • 승인 2023.11.28 21:4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승현 부국장


대구지역 학생 2만4천347명 등 총 50만4천588명의 수험생이 지난달 16일 2024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했다.

올해는 정부에서 ‘킬러 문항’배제를 밝혀 고3재학생 32만6천646명(64.7%)외에 N수생 등 졸업생 비중이15만9천742명(31.7%)에 달하는 등 1996년 이후 28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초·중·고를 거쳐 재수까지 포함하면 최소 12년 이상 대학수학능력시험만을 위해 달려온 수험생들과 부모들은 지난달 16일 잠시나마 서로 부둥켜 안고 위로와 격려를 했을 것이다. 특히 상당수 학부모들은 수능 당일 시험장에 자녀를 태워주면서 그동안의 고생이 떠올라 울컥하거나 대학간판보다 본인이 희망하는 직업을 갖고 즐거워 하는 일을 하면서 만족하면 된다고 누차 되뇌였을것이다.

그 마음이 지속되면 좋으련만…. 지난달 17일 이후 수능에 대한 각종 분석 뉴스가 쏟아진다. 예를 들면 ‘킬러문항은 배제됐지만 난이도 조절을 한 결과 국어·수학·영어가 어렵게 출제된 불수능이었다는평가.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원점수(국수탐 300점 만점)기준 지원 가능대학 및 학과(서울대 의예, 연세대 의예 292점, 경북대 의예 284점, 영남대 의예, 계명대 의예, 대구가톨릭대 의예, 279점,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285점, 서울대 경제학부, 경영대학, 정치외교학부 272점, 고려대 자유전공학부 268점 이상)배치기준표가 나온다.

12월8일 수능 성적표 배부가 되면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기준으로 한 배치기준표가 다시 봇물처럼 나온다. 이후 수시합격자 발표(12월15일까지), 정시지원(2024년 1월3일~6일), 정시합격자 발표(2024년 2월6일까지), 추가모집 등 내년 2월까지 대입 일정이 이어진다.

수능 성적과 대학 합격 여부가 발표되는 등 긴 대입 입정이 지속되면서 애초에 가졌던 마음(원하는 것을 하면서 즐거워하면 된다)을 고스란히 지켜나갈수 있는 학부모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한 두문제만 더 맞추었으면, 의대·치대·한의대·약대, SKY 등 수도권 주요대학을 못가면 사회에 나와서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하는 부모들의 마음, 수도권에 진입못하면 낙오자가 되는 것이 아닐까. 지방대에 다니면 실패자라고 하던데 하는 수험생들의 불안감 등이 표출된다.

‘의대광풍’이 거세지면서 대입 일정이 마무리되면 A고교는 의대 합격생이 많아 최상위 명문고, SKY등 수도권 주요대학 합격생이 많은 B고는 명문고, 지방대 합격생이 대부분인 C고는 비명문고로 나눠지고 있으니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초심을 잃는 경우가 허다할 것이다.

최근 고교 모임에 갔었다. 전문직에 종사하면서 나름 중상위층 이상으로 사는 친구가 웬일인지 보이지 않았다. 건네들은 얘기로는 고3인 아들이 수능을 못쳐서 집안 분위기가 안좋아 외부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수생 아들을 둔 친구도 보이지 않았다. 수능이후 모임을 가지면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다.

반면 지난해 딸이 의대에 입학한 친구는 모임이란 모임은 다 참석했다. 연락을 하지 않았는데도 알아서 찾아와 대화 주제를 대학 입시로 돌리곤 했다.

물론 경쟁사회에서 의대, 명문대에 입학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 틀린말은 아니다. 하지만 매년 수십만명의 수험생중 의대와 명문대를 진학하는 학생은 정해져 있다.

지금과 같은 사회분위기가 지속되면 소수를 제외하곤 늘 공허함만 남는 수능이 될 것이다. 사회는 변하고 있다.

IMF이후 한때 최상위권(특히 여고)학생들이 선호했던 교대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행정고시, 공무원 시험, 기자직에 대한 선호도는 수직낙하다. AI가 더욱 발전하면 어떤 직업군이 각광받고 쇠퇴해질지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온다고 한다. 세상은 급변하는데 우리 사회는 아직도 수능 점수와 잣대로 대학과 학과를 서열화 하고 있고 이를 당연시 여기고 있다.

한명의 우수한 과학자나 기업가가 수십만명 이상을 먹여살리는 세상인데 언제까지 의대나 명문대 입학 숫자로 고교와 학생을 재단할 것인가.

우리 사회가 수험생 모두에게 격려와 박수를 보내면서 각자의 개성과 재능을 맘껏 펼칠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한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